나일강
- 무덤집의 아이들
이채민
한 줌 모래를 쥐고
모래로 살아가는
무덤 속의 아이들
피의 둠벙을
쓰레기산을
작은 꽃들이
새 떼처럼 날아다닌다
한 끼의 모진 밥을 위해
파리 떼와 맞서 싸우는
저 피밭을 어떤 문장으로 지나가야 하나
하늘보다 크고 깊은
눈동자에
하나님도 부처님도 휘청였고
우린 사치스런 굿바이를 오물거리다 삼켰다
1달러에 몰려드는 경건한 숨소리에
발이 빠지고
햇빛이 깨지고
깨진 풍경들이
강보다 길게 따라오는
시집『오답으로 출렁이는 저 무성함』지성의 상상 미네르바 2019년
충남 논산 출생. 2004년 미네르바 등단. 시집<빛의 뿌리><동백을 뒤적이다>
서정주문학상, 미네르바문학상, 시예술상 수상. 한국시인협회 이사. 미네르바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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