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 올린 발꿈치의 우아함
임승유
나중에 알게 될 거야. 마치 나중을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말한다. 지금은 모르지만 나중에 알기 위해
나중까지 생각해야 했고 정말 나중이 있기라도 한 것처럼 선반에 올려놓았던 상자를 내리려고 발꿈치를 들어 올릴 때
멈춘 것 같다. 한참 된 것 같다. 이런 우아함은 설명할 길이 없으므로
그때 나한테 왜 그런 거야.
한번 꺼내 놓으면 갈 데가 없어지는 말도 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는 것이다.
『포에트리 슬램』2019년 제4호
1973년 충북 괴산 출생. 동국대 문화대학원 문창과 졸업. 2011년<문학과사회>등단
시집<아이를 낳았지 나 갖고는 부족할까 봐><그 밖의 어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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