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떨어지는 봄날
(2013. 4. 12 ~ 13)
한권 분량의 풍경을 담아 왔다.
요즘 일상은 약간의 불만이, 뭔가 부족함이 따라 다닌다. 그런 집을
떠난다는 생각에 잠을 설친다. 이 나이에도 여행을 떠 올리면 항상 그렇다.
전혀 낯선 곳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색하는 길은 아파트 단지
를 끼고 걷는 강변오솔길 2Km, 소요하고 오면 약 10리길이다. 그러나 개와
사람이 공존하는 흙길은 싸지르는 오줌에 수난이다. 조성한 꽃밭은 3년만에
사라졌다. 그 옆의 한강을 따라 걷지만 땅에서 올라오는 풀꽃이 없으면 단조
롭다. 살갈퀴가 연보라꽃을 풍성하게 피웠는데 근래는 보기도 힘들다.
눈이 내리면 자전거와 보행자 안전을 위해 염화칼슘을 뿌리기 때문이다.
그러니 대화할 상대가 없다.
1박2일 가출할 준비를 해서 배낭을 메니, 날아갈 듯 여명이 찬란하다.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백련사와 미황사, 무위사의 풍경이 내 앞에 가득
펼쳐지는 것 같다. 특히 나주 배꽃이 나한테는 의미가 크다. 배꽃의 추억은
40년을 거슬러 올라 그때를 떠 올린다. 지금은 완전 새롭게 바뀐 배밭이다.
내 머리속은 국도변으로 2m도 넘는 탱자 울타리가 에워싼 과수원이 나주의
전부였다. 과수원 영역 표시인 탱자울타리 안에는 살림집과 창고가 한채씩
있었다. 배꽃의 만개와 순백이, 그 다음달에 코를 자극하는 탱자흰꽃이 지워
지지 않는 그리움으로 남아 있다. 목표는 배꽃 한 송이에 오래동안 간직한 꿈을
담기로 했다. 과수원집 딸을 생각하며… 어떤 모습으로 늙었을까?
나주에 도착, 점심 먹기전에 잠시 들린 완사천
벚꽃이 한 두송이씩 떨어진다
발을 조심 또 조심하며 걸어야 한다. 작은 꽃이 지천이다
희미하지만 이 속에 세가지 꽃이 담겨있다
주름잎, 쇠별꽃, 보라꽃은 다 알고 있는 제비꽃.
이럴때는 다 담아야 되는데 생각을 못했다.
큰개불알풀꽃
좋아하는 광대나물이다.
나주 산포면에 있는 수목원이다
메타쉐카이어 길, 저 끝에 병아리떼를 데리고 어린이집 선생이 보인다.
단풍나무 새순
홍단풍나무 새순
홍매
조팝나무
은목서나무가 많이 있다.
냉이꽃이다.
나주 도래마을
배꽃
일행이 마을을 다 보고 올 때까지
나는 원없이 배꽃을 바라보고 놀았다.
아름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