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기러기의 詩 / 이달희

폴래폴래 2012. 12. 11. 11:04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기러기의 詩

              ─ 洛東江· 12

 

 

                                                - 이달희

 

 

 

 강 마을

 긴 긴 겨울밤에

 얼어붙은 강물 위로 날아가던

 저 기러기들의 울음소리는

 희디흰 달빛의 시였다

 

 싸늘한 삭풍 속에 북쪽 하늘로

 끼륵 끼르륵, 끼륵 끼르르륵 끼륵……

 시옷 자를 그리며 서럽게 날아가던

 스무 마리 눈물의 시.

 

 조금 뒤처져 힘없이 끼웃끼웃

 따라가던 한두 마리는

 한 줄기 고드름 같은

 차갑고도 맑은

 시였다.

 

 

 

 - 1948년 경남 창원 출생. 부산대 무역학과 졸업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낙동강 시집> 2012년 서정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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