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가을 나의 신파
- 박이화
거리에 낙엽 쌓이듯
내 가슴에 그리움 주절주절 쌓였으면 좋겠네.
근엄한 측백 같은 사랑도 말고
엄숙한 사철 같은 사랑도 말고
단풍처럼 들뜬 사랑이면 좋겠네.
흘러간 뽕짝 같은 신파라면 더 좋겠네.
여자 나이 마흔,
깊을 대로 깊은 여자 나이 마흔
나 저 거리거리 뒹구는 낙엽처럼
온 몸으로 한 번 사랑해 봤으면 좋겠네.
으스러지도록 바람에게 나를 맡겨 보았으면 좋겠네.
으스스 찬비에 내 생을 흠뻑 적셨으면 좋겠네.
그래서 가랑잎처럼, 젖은 가랑잎처럼
그대 생에 처얼썩!들러붙었으면 좋겠네.
다시 후렴으로
거리에 낙엽 쌓이듯
내 가슴에 그리움 주절주절……
시집『그리운 연어』애지 2006
- 경북 의성 출생. 효성여대 국문과 졸업.
1998년『현대시학』등단
현재 댄스스포츠 트레이너, 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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