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나의 가을 나의 신파 / 박이화

폴래폴래 2010. 11. 17. 14:36

 

 

 

 

 

 

 나의 가을 나의 신파

 

                                             - 박이화

 

 

 

 거리에 낙엽 쌓이듯

 내 가슴에 그리움 주절주절 쌓였으면 좋겠네.

 근엄한 측백 같은 사랑도 말고

 엄숙한 사철 같은 사랑도 말고

 단풍처럼 들뜬 사랑이면 좋겠네.

 흘러간 뽕짝 같은 신파라면 더 좋겠네.

 여자 나이 마흔,

 깊을 대로 깊은 여자 나이 마흔

 나 저 거리거리 뒹구는 낙엽처럼

 온 몸으로 한 번 사랑해 봤으면 좋겠네.

 으스러지도록 바람에게 나를 맡겨 보았으면 좋겠네.

 으스스 찬비에 내 생을 흠뻑 적셨으면 좋겠네.

 그래서 가랑잎처럼, 젖은 가랑잎처럼

 그대 생에 처얼썩!들러붙었으면 좋겠네.

 

 다시 후렴으로

 거리에 낙엽 쌓이듯

 내 가슴에 그리움 주절주절……

 

 

 

 

 시집『그리운 연어』애지 2006

 

 

 

 

 

 

  - 경북 의성 출생. 효성여대 국문과 졸업.

     1998년『현대시학』등단

     현재 댄스스포츠 트레이너, 심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