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
- 김언희
당신이 잠든 사이
누군가
당신 귀를 한없이 빨다가 간다
잠든 얼굴에 즙 많은 얼굴을 부비고 간다
당신이 잠든 사이
누군가
길고 긴 혀로 당신 혀를 감았다 간다
발가락 열 개를 입에 물고 마냥 어르다 간다
당신이 잠든 사이
누군가
머리맡에 앉아서 소리 없이 웃다가 간다 오른손도
왼손도 아닌 손으로 한 마리 한 마리
살찐 거미를 먹이고 간다
<시와 정신> 2010년 봄호
1953년 경남 진주 출생. 경상대 외국어교육과 졸업.
1989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트렁크><말라죽은 앵두나무 아래 잠자는 저 여자><뜻밖의 대답>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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