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저녁노을님)
봄비 내린 뒤
- 이정록
개 밥그릇에
빗물이 고여 있다
흙먼지가
그 빗물 위에 떠 있다
혓바닥이 닿자
말갛게 자리를 비켜주는
먼지의 마음, 위로
퉁퉁 분 밥풀이
따라나온다
찰보동 찰보동
맹물 넘어가는 저 아름다운 소리
뒷간 너머,
개나리 꽃망울들이
노랗게 귀를 연다
밤늦게 빈집이 열린다
누운 채로, 땅바닥에
꼬리를 치는 늙은 개
밥그릇에 다시
흙비 내린다
시집『버드나무 껍질에 세들고 싶다』
- 1964년 충남 홍성 출생, 공주사대 한문교육과 졸업.
1989년 대전일보,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벌레의 집은 아늑하다><풋사과의 주름살>
<제비꽃 여인숙><의자>등
김수영문학상, 김달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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