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꽃보다 아름다워
짓궂은 날씨가 이어지다 오늘은 유난스레 포근한 날씨.
다들 봄마중으로 부산할 때 햇볕이 그리워 목발을 집고
천천히 밖으로 나가 보았다. 벌써 목련꽃은 한 두송이
떨어져 있고, 그 옆에 매화는 다 졌다. 향기도 없이 말랐다.
그러나 노란 민들레가 여러송이 피어있다.
벚꽃이 필듯 봉오리를 쫑긋 내밀고 해바라기 하고 있는
온화한 봄날이다. 아파트 정문의 파리바게트 원두커피
향을 마시고 목발의 사나이는 나들이를 마쳤다.
따뜻한 햇살에 거실의 매발톱꽃이 활짝 피어 있고 그 옆에
꽃보다 예쁜 애기가 있다. 휴일에 찾아온 내 새끼들,
꽃보다 더 귀엽다.
저 꽃도 참 끈질긴데가 있다. 2005년도 백두산 트레킹하며
길가에 말라있는 씨앗뭉치를 곱게 가져와 꽃밭에 떨구어
두었는데 해마다 제멋대로 크더니 그것이 화분에 묻어와
지금까지 피고 있는 보랏빛 하늘매발톱꽃이다.
그렇지만 그 옆에 놀고 있는 아기가 더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