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춤추는 신데렐라
- 최호일
바퀴가 보이는 호박을 타고 가는 밤
명왕성 불빛이 켜지고 마차가 하늘 있는 쪽으로 달린다
제 몸이 어른처럼 싫어질 때
어떤 아이들은 달빛에 빠진 음악을 건져먹고 있다
달즙은 빨아먹을수록 어두워진다
신델레라는 그곳에서 겨울 나비처럼 죽었고
나비는 죽음을 극복하는 방식으로 날아오르고 있다
어둠은 쉽게 깨져서 발을 찌르기 때문에
유리구두는 밤에 춤추기 적합한 신발
이름표를 바꾸어 달지 말아요 나는 동화 나라의 입주민
신하들은 사용이 금지된 구름을 띄우고
체계적이고 다양한 기쁨을 제조하기 시작한다
나는 유리창 같은 당신을 모른다
불빛은 어두운 부분을 골라서 바라보고 있지만
몸에서 빠져 나간 담배 연기처럼 당신의 화장은 관념적이고
밤은 독극물을 마신 것처럼 관능적이다
이제 춤을 몸 밖으로 내 보낼까요 당신
내 몸이 빠져 나오면 공주가 될 수 있나요
그대가 그대 몸을 잠시 바꿔 입고 나온 것처럼
『시와반시』2009년 가을호
- 1958년 충남 서천 출생.
2009년《현대시학》신인상 등단.
잡지 프리랜스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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