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크로스 오버*
- 안시아
꼬리잡기
꼬리는 잘려나간다 중심이 위태롭게 흔들린다 오래도록 차 안에서 비를 맞는다 무대의 완성은 양말을 벗는 곳에서 다시 일어나는 태양이다 오랜 부재의 뒷면이 부풀린 존재를 켜둔다 오늘도 누군가 무대 뒤로 사라진다
목격자
거울 속에 내가 없었노라고, 누군가 꿈 이야기를 한다 죽은 고래가 밟히는 해안이 남쪽에 있다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말이 나돈 건 언제부터지? 나는 깨어 있고 잠은 꿈을 꾼다 머리 위 구름에 대해 먼저 털어놓으라는데
악기
볼륨을 높이자 시공간이 건너간다 한 번 쓰고 버려진 악기처럼 단 하나의 노래를 기억한다 태어나 익힌 첫 리듬은 실핏줄 같은 음역에 둘러싸여 있다 어디선가 연주를 시작한다 소리는 제 안의 울음으로 공명을 만든다 어느새 나는 조율되고,
곰은 어디선가 또다시 사람이 된다
*어떤 장르에 이질적인 다른 장르의 요소가 합해진 것.
시집『수상한 꽃』랜덤하우스2007
시인의 말
태어나는 순간 섬이다
불온하고 찬란하게 켜두는 어둠,
습관처럼 벼랑을 세우는 기억은
내가 잠근 자물쇠의 안과 밖이다
네가 열지 않은 저녁의 창문이다
2007년 가을
안시아
- 서울 출생. 한양여대, 서울산업대 문창과 졸업
2003년『현대시학』신인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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