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은유의 꽃
- 강희안
그가 시든 남성을 잘라주기 전에는
꽃은 다만
하나의 관념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꽃의 성기로 치환해 주었을 때
꽃은 너에게로 와서
따뜻한 한몸,
은유의 전리품이 되었다
그가 식물의 질에 붙인 수사처럼
이 휘황한 환유의 진열장에 전시된
누가, 너의 호명을 매도해 다오
꽃에게로 가서 나도
여장남자 시코쿠*
게이의 항문에 사정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꽃의 궁에 들고 싶다
나는 꽃에게 너는 그에게
잊혀지지 않을 상징의 꼬리표를 떼고 싶다
* 황병승의 시 제목
시집『나탈리 망세의 첼로』천년의 시작 2008
■ 시인의 말
이번 시집에서는
시 아닌 시
누구에게도 시적이지 않은
사적인 나의 시
非詩를 쓰고 싶었다
‘환은유’ 와
‘자동연상은유’ 를 요구했지만
시가 내 말을
잘 들어주지 않았다
시의 말에
다시 귀 기울이리라
- 1965년 대전 출생. 배재대 국문과 한남대 대학원 박사
1990년『문학사상』등단.
『시에』편집위원, 배재대 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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