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독거미
- 김지유
당신을 먹고 나를 뱉는다
숭고한 배출, 꼬리쳐온 정자는
자궁으로 나와 방긋 내 아이라 불리는데
목을 휘감던 스타게티도 항문으로 나와
입을 빠져나간 회충처럼
내 말은 내 것이 되질 않고
혀끝 어디쯤에서 묻힌 촉매제일까
내보내진 순간 내 뼈가 아닌 말
올리브 오일 위를 따로 노는 면발처럼
나뒹굴어지며 끊어지는 말의 사고
오전 여덟시 여의도역을 들어서는
철야 마친 사내처럼, 간혹 역행하여
폐부를 치는, 뒷물의 효과도 볼 수 없는
내 것이 아닌, 내 말, 사랑해
나의 밥통, 위벽의 헬리코박터균처럼
나를 스물스물 기어나가는
독거미
계간 『시와 인식』 2009년 봄호
- 1973년 서울 출생
2006년 「시와반시」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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