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독거미 / 김지유

폴래폴래 2009. 6. 14. 10:21

 

 

 

 

                                                사진:네이버포토 

 

 

 

                독거미

 

                                                - 김지유

 

 

 당신을 먹고 나를 뱉는다

 숭고한 배출, 꼬리쳐온 정자는

 자궁으로 나와 방긋 내 아이라 불리는데

 목을 휘감던 스타게티도 항문으로 나와

 입을 빠져나간 회충처럼

 내 말은 내 것이 되질 않고

 혀끝 어디쯤에서 묻힌 촉매제일까

 내보내진 순간 내 뼈가 아닌 말

 올리브 오일 위를 따로 노는 면발처럼

 나뒹굴어지며 끊어지는 말의 사고

 오전 여덟시 여의도역을 들어서는

 철야 마친 사내처럼, 간혹 역행하여

 폐부를 치는, 뒷물의 효과도 볼 수 없는

 내 것이 아닌, 내 말, 사랑해

 나의 밥통, 위벽의 헬리코박터균처럼

 나를 스물스물 기어나가는

 독거미

 

 

 

        계간 『시와 인식』 2009년 봄호

 

 

 

 

           - 1973년 서울 출생

              2006년 「시와반시」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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