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녹색의 두 가지 연애시 / 전봉건
1
태어나던
그 때의
몸 맨두리로서
네가 손을 흔들면
태양이 가까이 와서 인사를 한다.
모래는 보드러워
받아들일 줄만 아는 보금자리가 되고
달려 온
바람은 네 손바닥에서 춤추다가
머리카락이랑 함께 춤춘다.
구름은 사탕.
강물에선
뱀장어가 기름지고
신은 오직 달디달기를 포도밭에 일으시고
너는 둥군 지구에서
둥글게 무르익는 달.
바다도
산도
녹색으로
타올라
하늘이 된다.
2
허나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내리는 눈이
따시한 것은.
흰 산과 들
흰 강기슭에
추운 나무는 얼어서
검다.
허나
사랑하는 사람아
너의 검은 눈동자 속에는
나폴거리는 초록빛 불타는 초록빛.
흰 거리의 흰 창문으로 보이는
흰 성당 꼭대기의 검은 십자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우리의 상처는
허공에 떠서 얼어서 검다.
허나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내리는 눈이
따시한 것은.
아
사랑하는 사람아
너의 검은 눈동자 속에는
나폴거리는 초록빛 불타는 초록빛.
-전봉건 (1928~1988)
평남 안주 출생. 1945년 평양 숭인중학 졸업.
1946년 남한으로 왔음.1950년 '문예'지에 추천완료.
1959년 제3회 한국시인협회상
1980년 대한민국문학상
1984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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