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시창고

녹색의 두 가지 연애시 / 전봉건

폴래폴래 2009. 5. 24. 11:47

 

 

 

 

                                                          사진:네이버포토 

 

 

 

       녹색의 두 가지 연애시      / 전봉건

 

 

               1

 

 태어나던

 그 때의

 몸 맨두리로서

 네가 손을 흔들면

 태양이 가까이 와서 인사를 한다.

 

 모래는 보드러워

 받아들일 줄만 아는 보금자리가 되고

 달려 온

 바람은 네 손바닥에서 춤추다가

 머리카락이랑 함께 춤춘다.

 

 구름은 사탕.

 

 강물에선

 뱀장어가 기름지고

 신은 오직 달디달기를 포도밭에 일으시고

 너는 둥군 지구에서

 둥글게 무르익는 달.

 

 바다도

 산도

 녹색으로

 타올라

 하늘이 된다.

 

 

            2

 

 허나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내리는 눈이

 따시한 것은.

 

 흰 산과 들

 흰 강기슭에

 추운 나무는 얼어서

 검다.

 

 허나

 사랑하는 사람아

 너의 검은 눈동자 속에는

 나폴거리는 초록빛 불타는 초록빛.

 

 흰 거리의 흰 창문으로 보이는

 흰 성당 꼭대기의 검은 십자가

 아직도 아물지 않은 우리의 상처는

 허공에 떠서 얼어서 검다.

 

 허나

 이상한 일은 아니다.

 내리는 눈이

 따시한 것은.

 

 아

 사랑하는 사람아

 너의 검은 눈동자 속에는

 나폴거리는 초록빛 불타는 초록빛.

 

 

 

 

 

           -전봉건 (1928~1988)

           평남 안주 출생. 1945년 평양 숭인중학 졸업.

           1946년 남한으로 왔음.1950년 '문예'지에 추천완료.

           1959년 제3회 한국시인협회상

           1980년 대한민국문학상

           1984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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