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빗소리 / 안도현

폴래폴래 2009. 4. 19. 10:22

 

 

 

 

 

 

 

             빗소리    / 안도현 

 

 

 저녁 먹기 직전인데 마당이 왁자지껄하다

 

 문 열어보니 빗줄기가 백만대군을 이끌고 와서 진을치고 있다

 

 둥근 투구를 쓴 군사들의 발소리가 마치 빗소리 같다

 

 부엌에서 밥 끓는 냄새가 툇마루로 기어올라온다

 

 왜 빗소리는 와서 저녁을 이리도 걸게 한상 차렸는가

 

 나는 빗소리가 섭섭하지 않게 마당 쪽으로 오래 귀를 열어둔다

 

 그리고 낮에 본 무릎 꺾인 어린 방아깨비의 안부를 궁금해한다

 

 

 

 

 

                   -1961년 경북 예천 출생.원광대 국문과 단국대 대학원 문창과 졸업.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우석대 문창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