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그 라일락 밑에는 / 장석남

폴래폴래 2009. 4. 7. 11:22

 

 

 

 

 

 

 

 

              그 라일락 밑에는    / 장석남 

 

 

 

 그 라일락 밑에는

 작은 돌멩이들이 산다

 한해살이풀과 깨진 벽돌 조각, 지나가는 사람들이 흘린 밤과 밀담과 욕지거리들이

 부모 없는 아이들처럼 서로 다른 원색의 남루를 입고서

 라일락이 주는 그늘로만 집도 하고

 먹이도 하고 이얘기도 하고

 때로 개 오줌을 맞으며

 산다

 

 내 자주 가보는

 그 라일락 밑에는 돌멩이들이,

 숨이 차서 간 때는 밭은기침들이 되어서 살고

 고단해서 가는 때는 스님이 되어서 살고

 연인이 되어보자고 가는 때는 꽃 계곡처럼 산다

 목이 쉬어서

 헌데 이상하기도 하지

 이상하기도 하지

 그 향기

 이상하기도 하지?

 한결같이

 한결같이

 

 

 

              -1965년 인천 덕적 출생.

                서울예대 문창과, 방송대, 인하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수상.

                한양여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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