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조 사진출처:네이버포토
새의 부족 /박서영
내 가랑이에 조그만
쇠사슬이 걸려 있다
보도블록을 발이 부르트도록
걸어다닌 뒤 아랫도리를 살펴보면
내 몸 속의 필라멘트가
툭툭 끊어져 있다
공포가 살을 뚫고 들어온다
황학동에서 구관조 한 마리를 만난 뒤
내 가랑이에 조그만 쇠사슬이
끊임없이 쩔렁거린다
몸 속의 필라멘트가 끊어졌다
오랜 나날 쇠사슬에 문드러진
구관조의 발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구관조는 이제 날기를 포기했나?
이 거리에 쉬면서 다른 한쪽 발로
사슬에 묶인 다른 한쪽 발목을
피가 나도록 긁어댈 뿐이다
배운 말이 있지만
말조차도 귀찮은 듯 구관조는
삶과 죽음이다 귀찮은 듯
발목만 응시한 채 고개 처박고 있다
이 수상한 도시가 새를 다 날려버렸나
잡아 먹었나
- 1968년 경남고성 출생. 1995년 '현대시학'등단.
시집<붉은 태양이 거미를 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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