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솔
- 정지용
蓮(연)닢에서 연닢내가 나듯이
그는 蓮닢 냄새가 난다.
海峽(해협)을 넘어 옮겨다 심어도
푸르리라, 海峽이 푸르듯이.
불시로 상긔되는 빰이
성이 가시다, 꽃이 스사로 괴롭듯.
눈물을 오래 어리우지 않는다.
輪轉機(윤전기) 앞에서 天使처럼 바쁘다.
붉은 薔薇(장미) 한가지 골르기를 평생 삼가리,
대개 흰 나리꽃으로 선사한다.
월래 벅찬 湖水에 날러들었던것이라
어차피 헤기는 헤여 나간다.
學藝會 마지막 舞臺에서
自暴스런 白鳥인양 흥청거렸다.
부끄럽기도하나 잘 먹는다
끔직한 비-프스테이크 같은것도!
오피스의 疲勞에
태엽 처럼 풀려왔다.
람프에 갓을 씨우자
또어를 안으로 잠겄다.
祈禱(기도)와 睡眠(수면)의 內容을 알 길이 없다.
咆哮(포효)하는 검은밤, 그는 鳥卵(조란)처럼 희다.
구기여지는것 젖는것이
아조 싫다.
파라솔 같이 채곡 접히기만 하는것은
언제든지 파라솔 같이 펴기 위하야 ─
『정지용 전집』민음사 1988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