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 강신애
란 잎에 앉은 나비
파닥이는 꿈,
어느 대자연의 잉크에서 흘러
이 가느다란 풀끝에 나타났는지
네가 놓인 제단에
함부로 발 들여놓을 수 없다
훅 불어 날릴 수 없는 봉헌물이
내 앞에 화사한 무늬로 일렁인다
두 손가락으로 비벼 깨뜨리고 싶은
황금빛 가루를 뺨에 문지르고 싶은
위험한……
위험한 환상에의 골몰
나비가 날아간다
유유히
신의 목소매 속에서
매순간 절정뿐인 춤춘다
옷 속의 나비를 움켜쥔다
바르르 떠는
한 생각
한 생각,
접촉뿐이었던 나비
시집『불타는 기린』천년의시작 2009
- 1961년 경기 강화 출생.
1996년『문학사상』등단.
시집<서랍이 있는 두겹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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