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알지 못한다
- 이은화
밤새 무슨 일 있어 벚나무는 춤을 추고 있었는지
번개의 찰나 속 무슨 깨달음 있어 피우던 꽃들 분분히 날려 보냈는지
그때 가로등은 왜 고개 숙여 벚나무를 밝혀주고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이른 아침, 등 굽은 미화원이 벚나무 매만지며 가만가만 고개 끄덕이는지
참새들 꽃 진 자리에 앉아 무어라 지저귀는지
알아들을 수 없어 사방으로 귀를 열어놓는 아침, 물끄러미 벚나무만
올려다보는 것이다
『문학마당』2012년 겨울호
- 2007년 서울예대 졸업.
2010년<詩로 여는 세상>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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