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쓸쓸한 화석
- 이창기
겨울비 내린 뒤
언 땅 위에 새겨진
어지러운 발자국
발자국 위에 또 발자국
뉘 집 창문 앞일까?
결코 놓칠 수 없었던,
끝까지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던,
그러다 끝내
서로에게 스미지 못하고 뒤엉켜버린
순대 같은
아니 식은 떡볶이 같은
저 지독한 사랑의 흔적
그 진창의 발자국 속에는
아직 대답을 듣지 못한 말들이
살얼음처럼 간략하게
그러나 서로를,
힘껏 당기고 있다
밟아봐, 얼음 깨지는 소리, 경쾌하지?
둘러봐라,
내 생각엔
이 근처 어딘가에 그들의 무덤이 있다
시집『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문지 2005년
- 1959년 서울 출생, 인천 성장. 서울예대 문창과,
한국방통대 불문학과 졸업. 1984년<문예중앙>으로 등단.
1989년<문학과 사회> 문학평론, 1997년<동서문학> 소설 발표.
시집<꿈에도 별은 찬밥처럼><이생이 담 안을 엿보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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