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나프탈렌
- 신영배
목련 꽃이 피었다
벌어진다
장롱 속에 숨긴 가족
꽃이 집 안으로 들어온다
얼굴들은 액체에서 기체로
흩어진다
집을 나간 노래들이
목련 가지를 끌고
푸른 낮을 떠돈다
집에서 멀어질수록
주머니가 커지는 소년들
휘파람 소리
초록의 팔이 길어지는 계절
노래들은 집을 감싼다
어느새
초록 망사에 집이 싸여 있다
노래 속
흰 꽃 한 덩이
집은 액체에서 기체로
시집『오후 여섯 시에 나는 가장 길어진다』문지 2009년
시인의 말
바다로 가서 손을 씻었다.
2009년 7월
신영배
- 1972년 충남 태안 출생. 2001년『포에지』로 등단
시집<기억이동장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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