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學의 오솔길/ 변두리 시

민낯

폴래폴래 2011. 11. 22. 17:32

 

 

 민낯

   ─오카리나

 

 

  박하처럼 다가온 느낌 그 자체로 말이야 그 여자가 소리를 뱉었어 어디서

낯선 바람에 뺨이 얼얼한 것도 잠시 또 허공으로 곤두박질 치는거야 뭔가

잡을게 있어야지 따라가고 싶어 옷자락을 잡다 놓치고 말았네 깊은 상처에

소리 칠 수가 없어

 

  입술을 대고 투우 입방귀를 뀌었지

  벌레들의 외로운 소리 길게 나오는

  민낯의 입술에 나는 잠시 혼줄을 놓았다네

 

  통증을 참으며 나를 버린 맨얼굴이 떠오르는거야 허공에 귀를 기울이면

찢어진 입술이 너무 아프다네 이제 흐릿해진 정신으로 입맞춤 하긴 틀린것

같아 나는 바짝 마른 입술을 닫고 매끄러운 감촉의 민낯을 감싼다 그 여자

손가락으로 막는 구멍마다 어둠을 열고 벌레 소리의 긴 여음을 남기네

 

 

 

 『시애』2011년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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