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둥근 세모꼴 / 유안진

폴래폴래 2011. 6. 10. 10:05

 

 

 

 

 

 둥근 세모꼴

 

                               - 유안진

 

 

 

 비트겐슈타인만큼 펄펄 끓는 정오

 켄터키 프라이드 인간이 되는 중이다

 메밀베개 베고 엎어졌다 일어났다

 시원해질까 하고

 메밀꽃 메밀꽃 하는데

 이효석의 메밀밭이 제 발로 달려온다

 까만 세모꼴 속에 시침떼고 들어앉은

 동그랗고 하얀 알갱이까지

 메밀국수 메밀묵 메밀나물까지 군침 돌더니

 이마머리 자욱 핀 메밀꽃밭으로

 비트겐슈타인의 ‘오리-토끼' 가 뛰어온다

 삼복 여름-메밀밭.

 

 

 

 

 - 시집『둥근 세모꼴』2011년 서정시학

 

 

 

 

 

 - 안동 출생. 서울대 사범대학 졸업, 플로리다대학 박사

    1965년『현대문학』추천 등단.

    시집<달하><물로 바람으로><날개옷><월령가 쑥대머리>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다보탑을 줍다>

    <거짓말로 참말하기><알고(考(고))등 14권

    <세한도 가는 길>등 시선집 14권, <지란지교를 꿈꾸며>등

    정지용문학상, 한국펜문학상, 소월문학상특별상, 월탄문학상,

    이형기문학상, 유심작품상, 구상문학상 등 수상

    현재 서울대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