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
- 이인주
이상기류일지도 몰라 백화쟁론 만발한 꽃밭에 끼지 못한 꽃들 열외의 줄이 십리 밖이라는 풍설, 온실 속 화초를 불렸지 화창할수록 말 없어야 신비해 보인다네 거기도 못 낀 꽃이 꽃이냐고 일축하는 족속, 호랑이 없는 굴에 여우 노릇 할 동안 상전벽해가 진선미를 바꿔버렸지 기실 진이 미를 꺾든 미가 진을 후리든, 흘러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꽃들의 거취가 문제지 쟁점은 괄호 속에 가둬두고 각축 다투는 청문회가 깨끗하면 뭐하냐고, 권불십년 삼대 째 환장하겠다는 노숙자대표 일갈이라네 삼삼하고 쫄깃한 그 어록 곱씹으며 화환을 마다한 이태백 사오정이 즐비하다지 위치가 확실하면 운동량을 알 수 없듯 제 하나로 만발한 꽃밭에 쟁론을 들여 욕보지 말게나 필연이거나 우연이거나 발등의 불끄기가 장난 아니라네 도대체, 개망초나 씀바귀에게 꽃밭타령이 비루먹은 말꼬리에 댕기 다는 일 아닌지 원, 인과를 굽어보시는 하느님도 수줍은 화무십일홍, 주사위나 던지고 그러심 오죽 좋겠는가!
『딩하돌하』2011년 봄호
- 경북 칠곡 출생. 경북대 화학과 동 대학원 졸업.
2006년『서정시학』등단
2002년 수주문학상, 2003년 신라문학대상, 2008년 평사리문학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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