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키스의 암호
- 김추인
우편함을 열어야 하는데요
뻐꾸기를 꺼내야 하는데요
길은 멀고 떨리거든요
그 여자 몇 개의 사구를 넘어
사막의 겨울을 건너가는 중인가 본데요
무릎 꺾일까 열 발톱을 세워 모래의 나라를 움켜 밟고 가는데요
당신들, 사막이 아름다운 까닭을 아실까 몰라
신기루 속을 내달려오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내 외사랑의 시
그의 홀로그램을 보는데요
모래폭풍 아니라도 눈이 먼 여자
그의 사랑 눈물 입술
입속의 검은 잎*조차 훔쳐 내고 싶은
관절을 꺾어서라도
비의秘意의 자모음 끌어내고 싶은
아무도 닿지 못한 프렌치키스를 위해
뻐꾸기를 꺼내러 가요
그의 우편함은 살구나무에 걸렸다는데
모래의 땅 그 너머에 있다는데
* 기형도 시인의 작품집 표제.
시집『프렌치키스의 암호』시학2010년
-경남 함양 출생.
1986년『현대시학』등단
시집<온몸을 흔들어 넋을 깨우고><나는 빨래예요>
<광화문 네거리는 안개주의보><벽으로부터의 외출>
<모든 하루는 낯설다><전갈의 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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