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프렌치키스의 암호 / 김추인

폴래폴래 2011. 3. 28. 20:04

 

 

 

 

 

  프렌치키스의 암호

 

                                    - 김추인

 

 

 

 우편함을 열어야 하는데요

 뻐꾸기를 꺼내야 하는데요

 길은 멀고 떨리거든요

 그 여자 몇 개의 사구를 넘어

 사막의 겨울을 건너가는 중인가 본데요

 

 무릎 꺾일까 열 발톱을 세워 모래의 나라를 움켜 밟고 가는데요

 

 당신들, 사막이 아름다운 까닭을 아실까 몰라

 신기루 속을 내달려오는 아라비아의 로렌스

 내 외사랑의 시

 그의 홀로그램을 보는데요

 

 모래폭풍 아니라도 눈이 먼 여자

 그의 사랑 눈물 입술

 입속의 검은 잎*조차 훔쳐 내고 싶은

 관절을 꺾어서라도

 비의秘意의 자모음 끌어내고 싶은

 

 아무도 닿지 못한 프렌치키스를 위해

 뻐꾸기를 꺼내러 가요

 그의 우편함은 살구나무에 걸렸다는데

 모래의 땅 그 너머에 있다는데

 

 

 

 * 기형도 시인의 작품집 표제.

 

 

 

 

  시집『프렌치키스의 암호』시학2010년

 

 

 

 

 -경남 함양 출생.

  1986년『현대시학』등단

  시집<온몸을 흔들어 넋을 깨우고><나는 빨래예요>

  <광화문 네거리는 안개주의보><벽으로부터의 외출>

  <모든 하루는 낯설다><전갈의 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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