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세상 구경 / 최동호

폴래폴래 2011. 3. 14. 11:36

 

 

 사진:나무와 새

 

 

 

 

 세상 구경

 

                              - 최동호

 

 

 

 호랑나비 등에 작은 낚시 의자 얹어 놓고

 

 난만하게 피어 있는 꽃밭 사잇길 건들건들 날아다니며

 

 낚시 대롱 길게 내려 꽃잎 속 부끄러운 속살 이리저리 뒤지다가

 

 꽃가루 묻은 얼굴로

 

 세상 나들이, 햇빛 낚시 다 마치면

 

 미련 없이 시든 꽃잎 속에 들어가 까만 씨가 되고 싶다

 

 

 

 

 신작시집『얼음 얼굴』서정시학 2011

 

 

 

 

 시인의 말

 

 

 정신주의 한 끝에 극서정시의 길이 있다.

 

 현실이 휘발된 상황에서

 소통을 지향하는 디지털적 집약의 시가 극서정시다.

 여백과 서정이 극소의 언어 끝에 있다.

 

 그것은 하이쿠의 길도 아니고

 시조의 길도 아니다.

 

 난삽, 혼종, 환상, 장황이 범람하는 것은

 서정시 본연의 길이 아니다.

 

 서정의 물줄기를 찾아가는 동무가 되어

 이 시집을 함께 읽어 주실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2011년 2월

 

 

 

 

 - 1948년 경기도 수원 출생. 고대 국문과 동 대학원 문학박사.

    시집<황사바람><아침책상><공놀이하는 달마><불꽃 비단벌레> 등

    현대불교문학상, 윤선도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등 수상

    현재 고대 문과대 국문과 교수.

 

 

 

 

'詩心의 향기 > 시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당신 가슴의 서랍엔 / 강인한  (0) 2011.03.15
앵두가 뒹굴면 / 김영남  (0) 2011.03.14
사유반가상 / 김추인  (0) 2011.03.13
바위 / 김추인  (0) 2011.03.12
그림자도 반쪽이다 / 유안진  (0) 201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