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수아님
첫키스
- 신덕룡
숲길 덤불 속에
찔레 열매가 빨갛게 익었다.
접근금지, 라고 위협하듯 햇살이
가시 끝에서 번쩍거렸다.
속이 훤히 드러날수록
가시는 단단하고 날카로워졌을 터
곁을 주지 않는, 한사코 뛰쳐나가려는 금지와 위반의
조바심이 부딪치고 깨지고 뒤섞이면서 숲은 점점 야위
었을 것이고 재잘대는 새소리 바람소리는 더 부산 했을
것이다.
어떤 허락이 낮술에 취한 듯 벌겋게 달아오른
붉은 마음에 가 닿으랴만
흔들렸다 반짝, 눈동자 빛났다.
악수도 없이 가시를 두른 마음에 손을 댄
뭔가 뜨거운 입김이 스쳐갔나 보다.
시집『아주 잠깐』서정시학 2009
- 경기 양평 출생. 경희대 국문과 동 대학원 졸업.
1985년『현대문학』평론
2002년『시와시학』시 등단.
시집<소리의 감옥>
저서<환경위기와 생태학적 상상력><생명시학의 전제>
1998년 김달진문학상 수상.
광주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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