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첫키스 / 신덕룡

폴래폴래 2010. 12. 21. 10:53

 

 

 사진:네이버포토: 수아님

 

 

 

 

  첫키스

 

                          - 신덕룡

 

 

 

 숲길 덤불 속에

 찔레 열매가 빨갛게 익었다.

 

 접근금지, 라고 위협하듯 햇살이

 가시 끝에서 번쩍거렸다.

 

 속이 훤히 드러날수록

 가시는 단단하고 날카로워졌을 터

 

 곁을 주지 않는, 한사코 뛰쳐나가려는 금지와 위반의

조바심이 부딪치고 깨지고 뒤섞이면서 숲은 점점 야위

었을 것이고 재잘대는 새소리 바람소리는 더 부산 했을

것이다.

 

 어떤 허락이 낮술에 취한 듯 벌겋게 달아오른

 붉은 마음에 가 닿으랴만

 

 흔들렸다 반짝, 눈동자 빛났다.

 악수도 없이 가시를 두른 마음에 손을 댄

 뭔가 뜨거운 입김이 스쳐갔나 보다.

 

 

 

 시집『아주 잠깐』서정시학 2009

 

 

 

 

  - 경기 양평 출생. 경희대 국문과 동 대학원 졸업.

     1985년『현대문학』평론

     2002년『시와시학』시 등단.

     시집<소리의 감옥>

     저서<환경위기와 생태학적 상상력><생명시학의 전제>

     1998년 김달진문학상 수상.

     광주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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