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귀비
- 조용미
불씨가 하얗게 숨을 쉬고 있는,
아직
불이 나지 않은 집
이제 막
불이 붙으려 하는 집
창틈으로 내다보이는
흰 양귀비가
가득 숨쉬고 있는 마당
단 하루만 타올랐다 꺼지는 불
양귀비,
빛을 내뿜고 있는
아편꽃이 피어 있는 마당 안으로
누가
걸어들어왔다
불이 붙기 시작하고 있는
적요한 마당 안의
흰 양귀비
아래 너울거리는 붉은 꽃들
단 하루의
양귀비, 양귀비
활활 빛을 내뿜고 있는 흰 꽃에 바쳐지는,
불타고 있는
빈집
시집『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문지 2007
- 1962년 경북 고령 출생. 1990년『한길문학』등단.
시집<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삼베옷을 입은 자화상>
<일만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
2005년 김달진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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