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샘물/차한잔여유

결국은 마늘이다

폴래폴래 2010. 7. 30. 20:15

 

 

냉장고 안이 텅 비었다. 마른멸치나 찍어 먹어야 될 형편이다.

두부 한모가 있는데 국이나 된장 끓일 재료가 없다. 라면도

지겨울 때 빵을 점심으로 먹고 지하철을 타고 간다.

문자가 반갑다. "지금 가면 도착은 아홉시 경 입니다" 집에

들어가서 할 말을 정리해 두고, 기분 좋게 맥주와 위스키 한 잔에

어울리다 들어왔다. 아내 얼굴을 보니 싱싱한 횟감이다. 며칠 회를

많이 먹고 왔으니 라면 먹은 내가 사정없이 공격한다.

자기 혼자 똑똑한것처럼 행동하며 등신처럼 여긴 나 한테 말한마디

못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부엌이 분주하다. 여러가지 차린 식탁

에서 입을 연다. 한 마디로 잘못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사는게 부부

인가 깨끗이 풀어지는 감정이 한결 기분 좋다. 샤롯데관 영화도 예매

해 준다. 안젤리나 졸리의 방한 이야기를 했다. 결과는 솔트 입장권

이만오천원짜리가 들어왔다.

장어구이도 해준다. 힘 올려도 쓸 곳이 없는데

생탁주가 넘어가다 멈췄다. 마늘 두 접을 마저 까란다. 아, 맵고 찡한

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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