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소리
- 문인수
장마가 거짓말같이 물러가고 볕, 쨍쨍한 날씨다.
그야말로 대폭 시꺼먼 장막이 활짝 걷혔다.
매미소리가 철사 빨랫줄 같은 직선으로 여러 가닥 길게 걸린다.
수해현장은 아직 참담한 상태 그대로다.
세간들이 야생으로 나간 것처럼 여기저기 젖어 널브러져, 깊이
주저앉으며, 무슨 뿌리라도 내리려는 것 같다.
뭘 버리고 뭘 챙겨 말려야 할지
늙은이들의 거동이 먹구름처럼 뒤적뒤적 널린다.
시집『배꼽』창비 2008
- 1945년 경북 성주 출생. 1985년『심상』신인상 등단.
시집<뿔><홰치는 산><동강의 높은 새><쉬> 등
미당문학상, 대구문학상, 김달진문학상, 노작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시와시학상, 편운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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