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팔월의 궁전 / 조용미

폴래폴래 2010. 7. 17. 11:01

 

 

 

 

 

 

  팔월의 궁전

 

                        - 조용미  

 

 

 

  방지형 연못 한쪽이 목백일홍 떨어진 꽃들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빗물에 쓸려 내려가는 목백일홍 붉은 꽃잎들은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일렁이며

이리저리 흩어집니다

 

  한여름 자미목 꽃들은 붉게 피어, 연못에 흙 위에 더 붉게 피어

 

  팔월 사나운 빗속의 검붉은 목백일홍 아래 들어 당신도 호흡이 가빠졌는지요

 

  목백일홍 저 어둡고 찬연한 붉은빛에 내 심장박동 소리 조금씩 빨라집니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굵은 빗물이 자미화 얇고 가는 꽃들에 상처를 입히고 떠내려

갑니다

 

  이곳은 이제 내 심장이 신축한 붉은 궁전입니다 당신의 눈빛도 저 목백일홍 장엄에

설움도 없이 붉어졌는지요

 

 

 

 

   『딩아돌하』2010년 여름호

 

 

 

 

  - 1962년 경북 고령 출생.

     1990년『한길문학』등단

     시집<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일만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 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2005년 김달진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