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의 궁전
- 조용미
방지형 연못 한쪽이 목백일홍 떨어진 꽃들로 붉게 물들었습니다
빗물에 쓸려 내려가는 목백일홍 붉은 꽃잎들은 빗방울이 떨어질 때마다 일렁이며
이리저리 흩어집니다
한여름 자미목 꽃들은 붉게 피어, 연못에 흙 위에 더 붉게 피어
팔월 사나운 빗속의 검붉은 목백일홍 아래 들어 당신도 호흡이 가빠졌는지요
목백일홍 저 어둡고 찬연한 붉은빛에 내 심장박동 소리 조금씩 빨라집니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굵은 빗물이 자미화 얇고 가는 꽃들에 상처를 입히고 떠내려
갑니다
이곳은 이제 내 심장이 신축한 붉은 궁전입니다 당신의 눈빛도 저 목백일홍 장엄에
설움도 없이 붉어졌는지요
『딩아돌하』2010년 여름호
- 1962년 경북 고령 출생.
1990년『한길문학』등단
시집<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일만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 오르다>
<삼베옷을 입은 자화상><나의 별서에 핀 앵두나무는>
2005년 김달진문학상 수상.
'詩心의 향기 > 시詩(필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파란바람의 저녁 / 김지녀 (0) | 2010.07.18 |
---|---|
사물의 말 / 류인서 (0) | 2010.07.18 |
스무 개의 화분에 가한 폭력 / 천수호 (0) | 2010.07.16 |
陰毛라는 이름의 陰謀 / 김민정 (0) | 2010.07.16 |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0) | 2010.07.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