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폴래폴래 2010. 7. 16. 10:57

 

 

 사진:토마스 님

 

 

 

  젖이라는 이름의 좆

 

                                       / 김민정

 

 

 

 

 네게 좆이 있다면

 내겐 젖이 있다

 그러니 과시하지 마라

 유치하다면

 시작은 다 너로부터 비롯함일지니

 

 어쨌거나 우리 쥐면 한 손이라는 공통점

 어쨌거나 우리 빨면 한 입이라는 공통점

 어쨌거나 우리 썰면 한 접시라는 공통점

 

 (아, 난 유방암으로 한쪽 가슴을 도려냈다고!

 이 지극한 공평, 이 아찔한 안도)

 

 섹스를 나눈 뒤

 등을 맞대고 잠든 우리

 저마다의 심장을 향해 도넛처럼,

 완전 도-우-넛처럼 잔뜩 오그라들 때

 거기 침대 위에 큼직막하게 던져진

 

 두 짝의 가슴이,

 두 쪽의 불알이,

 

 어머 착해

 

 

 

  시집『그녀가 처음, 느끼기 시작했다』문지 2009

 

 

 

 

 

  - 1976년 인천 출생. 중앙대 문창과 同 대학원 졸업.

     1999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 등단.

     시집<날으는 고슴도치 아가씨>

     2007년 박인환문학상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