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카이로
- 안현미
1
일몰후 아홉번째의 달이 떴고
그는 동쪽 식탁위에 왜가리처럼 놓인 촛대에 불을 붙였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할 수 없는 차원으로
그는 침묵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가 사용하는 침묵은 골동품처럼 지혜로왔다
2
그때 폭설속에 묻어 둔 술병을 꺼내러 갔던 여자가 돌아왔고
그 여자가 데리고 온 낯선 공기는 순식간에 우리를 다른 차원으로
데려 갔다
3
인생이란 원래 뭘 좀 몰라야 살맛 나는 법
4
아홉번째 핫산이 돌아 왔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 할 수 없는 차원으로
그는 인생을 사용하고 있었고
그가 사용하는 인생은 침묵처럼 두꺼웠다
5
다시 아홉번째 달이 뜨고
다시 시간은 골동품처럼 놓여 있고
다시 이야기는 반복 된다
설명하고 싶었지만 설명 할 수 없는 차원으로
원래 인생이란 뭘 좀 몰라야 살맛 나는 법
『현대문학』 2010년 2월호
- 1972년 강원 태백 출생.
2001년《문학동네》등단.
시집<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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