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사라지는, 사라지지 않는,
- 김행숙
더 휘저어라, 나는 충분히 섞이지 않았다. 나는 생각 못한 알갱이처럼 남아 있어서 목에 걸리고
길고 외로운 팔을 욕조 밖으로 늘어뜨리는 것이다. 당신의 목욕시간은 너무 길어, 당신은 소리치는 것이다.
아주 길어져야 하는 것들이 있다고 나는 소리치는 것이다. 식사시간보다 목욕시간보다 더 길어지면 긴 것, 연약한 것, 갈 곳 없는 것, 사라지는 것,
그리고 극단적인 기침이 어디서 터져 나오는 것이다. 사람 많은 곳에서 사람 아닌 것처럼 구부리고
구부렸다, 폈다, 구부리는 운동 속에서 나는 계속 되지 않는다. 나는 불연속적으로 사람들 속으로 사람들을 떠난다.
시집『이별의 능력』문지2007
- 1970년 서울 출생. 고대 同 대학원 국문과 졸업.
1999년『현대문학』등단.
시집<사춘기>
강남대 국어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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