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입술 / 최정례

폴래폴래 2009. 8. 3. 02:24

 

 

 

                        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입술

 

                              - 최정례 

 

 

 

 마음이 몸에 있지 않다면

 마음 따로 몸 따로 사는 거라면

 몸이 마음과 만나는 곳은

 입술, 입술쯤일 것 같다

 

 마음의 입구는 입술

 마음에 없는 말을

 입술이 혼자 들썩일 때

 그건 마음이 모르는 마음의 심연을

 몸이 먼저 알고 중얼거리는 것

 

 아픈 몸이 마음을 부른다

 통증을 건네 보자고

 마음이 몸을 만나

 슬픔을 담아 두려 하나

 그럴 수가 없다

 입술이 열린다.

 

 

 

 

              - 1955년 경기 화성 출생. 고대 국문과 同대학원 졸업

                 1990년『현대시학』등단

                 시집《붉은 밭》《햇빛 속에 호랑이》등

                 김달진문학상. 이수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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