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울컥, 돼지 껍데기
- 배한봉
돼지 껍데기를 안주로 술 마시다 문득
목젖 가득 울컥,
울컥
껍질 없었다면 당신 내부가 온전했겠어
온갖 먼지, 온갖 상처
전부 받아들여 삭인 껍질
몸의 모든 실핏줄을 타고 터질 듯 팽팽하게 흐르는 내면의 고통
다스리느라 쭈글쭈글 주름살이 된 껍질
실속도 그걸 감싸는 껍질 튼실해야
알찬 실속 되는 거라고 노릇노릇 구워지는 돼지 껍데기
살이 아픈 것도 껍질이 부실하기 때문이라고
탁탁 튀김처럼 구워지는 돼지 껍데기
명치끝 돌덩어리가 내장을 뚫고 솟구쳐
목청을 칠 때
후략처럼 본문을 다 잘라먹는 울컥
2009.제4회『윤동주문학상 우수상』
경남 함안 출생. 1998년『현대시』신인작품상 등단.
시집<흑조><우포늪 왁새><악기점>
<잠을 두드리는 물의 노래>문학의전당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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