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 장석남
저 새로 난 꽃과 잎들 사이
그것들과 나 사이
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
무슨 길을 걸어서
새파란
새파란
새파란 미소는,
어디만큼 가시려는가
나는 따라갈 수 없는가
새벽 다섯 시의 감포 바다
열 시의 등꽃 그늘
정오의 우물
두세 시의 소나기
미소는,
무덤가도 지나서 저
화엄사 저녁 종 지나
미소는,
저토록 새파란 수레 위를 앉아서
나와 그녀 사이 또는
나와 나 사이
미소는,
돌을 만나면 돌에 스며서
과꽃을 만나면 과꽃의 일과로
계절을 만나면 계절을 쪼개서
어디로 가시려는가
미소는,
시집<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2005.문지
시인의 말
문: 문 열고 들어가도 될까요?
답: 그래요. 그 대신 문은 돌로 막아버려요.
문: 나가고 싶은데 문은 어디죠?
답: 당신!
무너질 데라고 나 자신뿐!
거길 깨고 나갈 밖에.
나갈 문도 없이 집을 짓는다. 그게
사랑이다.
(그리고 능청이다.
삶 말이다.)
2005년 여름
장석남
- 1965년 인천 덕적 출생. 서울예대 문창과,방송대,
인하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
1987년『경향신문』신춘문예 당선.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 수상.
현재 한양여대 문창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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