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갤러리
뒷문
- 김희업
어머니는 홀로 브래지어를 풀지 못한다
문이 많은 어머니, 생산을 해내던 곳간도
굳게 닫힌 지 오래
그만큼 먼 시간의 문門 지나왔다
어머니는 브래지어 뒷문을 어떻게 닫았을까
브래지어를 풀도록
호락호락하지 않는 어깨
“침놔 주는 한의사 때문” 이라며,
평소 안 하던 브래지어를 한 어머니
그 순간 여자로 환생 한다
젖을 달라고, 밤낮으로 어머니의 잠결 파고들어
문 두들겨 대던 자식 다섯은,
뒷문 열어 놓은 채 슬금슬금 빠져 나갔다
뒤늦게 뒷문 꼭 걸어 잠그는 어머니
나는 브래지어를 풀어
바닥에 놓는다
제법 탐스러운 둥그런 무덤이다
드러난, 말라붙은 젖가슴
태어나 처음 본 듯, 나는
새삼스럽게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자신의 무덤 번쩍 들어
한쪽으로 옮기는 칠순의 어머니
이다음에,
천국의 뒷문
홀로 닫을 수 있을는지
시집『칼 회고전』2009.천년의 시작
서울 출생
1998년『현대문학』등단
건국대 국문과, 서울예대 문창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