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그 희고 둥근 세계 / 고재종

폴래폴래 2009. 2. 17. 14:52

 

 

 

 

 

 

 

               그 희고 둥근 세계   / 고재종 

 

 

 나 힐끗 보았네

 냇갈에서 목욕하는 여자들을

 

 구름낀 달밤이었지

 구름 터진 사이로

 언뜻, 달이 얼굴 내민 순간

 물푸레나무 잎새가

 얼른, 달의 얼굴 가리는 순간

 

 나 힐끗 보았네

 그 희고 둥근 여자들의

 그 희고 풍성한

 모든 목숨과 新出의 고향을

 

 내 마음의 천둥 번개 쳐서는

 세상 일체를 감전시키는 순간

 

 때마침 어디 딴세상에서인 듯한

 풍덩거리는 여자들의

 참을 수 없는 키득거림이여

 

 때마침 어디 마을에선

 훅, 끼치는 밤꽃향기가

 밀려왔던가 말았던가

 

 

 

 

             - 1957년 전남 담양 출생.

                  1984년 실천문학 등단.

                   소월시문학상 대상.

                  시와시학 젊은 시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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