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달자 시인과 심경호 문학평론가가 제29회 김달진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김달진문학상을 주최하는 사단법인 시사랑문화인협의회는 31일 신 시인의 ‘북촌(민음사, 2016)’과 심 평론가의 ‘김삿갓 한시(서정시학, 2018)’가 올해 시 부문과 평론 부문 수상작으로 각각 뽑혔다고 밝혔다. 상금은 시 부문 2000만원, 평론 부문 1000만원이다.
이 상은 인간이 구현해야 할 정신주의 영역을 추구한 월하 선생의 시적 업적을 기리기 위해 김달진 선생의 1주기(1990년) 때 제정됐다.
지난해까지 경력 10년 이상의 시인, 평론가 및 학술 연구자를 대상으로 수상자를 선정했는데 올해부터는 경력을 20년 이상으로 늘리고 최근 2년(전전년도 4월부터 당해 연도 3월) 이내 발간된 시집, 평론집, 학술서를 대상으로 심사 기준을 변경했다.
또 시는 매년 수상작을 선정하고 평론과 학술(학술은 현대문학 저술과 한학저술, 번역도 포함)은 격년 시상하기로 했다.
시 부문을 심사한 유성호 심사위원은 “북촌의 고유한 장소성을 실감 있게 살려내면서 심미적이고 고전적인 감염력을 보여준 결실이다”며 “신 시인의 시편은 우리가 시간의 빠른 속도 때문에 쉽게 망각하곤 했던 삶의 본령 혹은 궁극적 의미 같은 것을 새삼 일깨워주는 기능을 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신 시인은 “이 시집은 가슴으로 썼지만 발로 쓴 시집이다. 참 많이 골목을 누비며 북촌의 역사와 북촌을 일으킨 인물들을 좇아 그들과 함께 북촌 작은 삶을 함께했다”며 “시집 하나를 만들기 위해 3년을 살았지만 마음뿐 다 살리지 못한 아쉬움이 큰데 그 뜻을 깊이 살려주신 심사위원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1943년 거창에서 태어난 신 시인은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했다. 이듬해 첫 시집 ‘봉헌문자’를 펴낸 뒤 10권의 시집을 상재했으며 ‘영랑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고형진 평론 부문 심사위원은 “김삿갓 연구의 집대성판인 이 연구는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점검하며 시학 연구의 진수를 보여준다”며 “정본의 엄밀한 확정과 기존 연구의 오류를 바로잡은 작업은 한시에 대한 깊은 조예와 식견을 지닌 연구자가 아니고선 쉽게 이루기 어려운 일이다”고 평했다.
심 평론가는 “조선 후기 등장한 ‘김삿갓들’은 현실의 반영과 풍자라는 미학적 과제를 서민들이 공유하게 만들었는데, 지식층이 저급하다고 버린 시 형식을 사용해 문자권력에 저항했다”며 “실증은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끝에는 허탈한 기분에 젖기 쉽다. 그러나 저는 수상작이 나름의 한 장절을 이루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심 평론가는 1955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나 현재 고려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강화학파의 문학과 사상’ 등 30여 권의 한학저술 등을 펴냈으며 ‘연민학술상’, ‘난정학술상’ 본상 등을 받았다.
김달진문학상을 기념하는 시낭독회는 다음 달 9일 서울시 성북구 고려대 100주년기념관 국제세미나실에서, 시상식은 9월 8일 창원시 진해문화센터 대공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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