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內部
- 이서린
검은 자락 펄럭이며 몰려오는 구름
산이 지워지고 있다
죽은 고양이의 말라붙은 털이
풀처럼 돋아난 저녁
길인 듯 아닌 듯 헤드라이트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5번국도 삼거리
나는 아직 이 길이 어디에서 끝나는지 모르는데
겨우 눈 뜬 별을 따라가는 저 까마귀는
알고나 날아가는 것일까
누군가는 진통제를 먹고 다시 밥을 짓고
누군가는 弔問하러 집을 나서는 어두운 문밖
셀 수 없이 다녔던 이 길 위에서
바람에 일렁이는 세상을 본다
운전석 깊숙이 가라앉는 몸
삼거리 창고 앞을 지나는 개 한 마리
저기, 상향등으로 달려오는 트럭의 경적
저녁은 內部로부터 통곡하는 짐승같이
짐승같이
시집『저녁의 내부』서정시학 2015
-경남 마산 출생. 1995년 <경남신문>신춘문예 당선.
2007년 월하지역문학상 수상.
경남시인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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