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 속으로 매미 한 마리가
- 문태준
검푸른 감나무 속으로 매미 한 마리가 들어섰다
감나무를 바싹 껴안아 매미 한 마리가 운다
울음소리가 괄괄하다
아침나절부터 저녁까지 매미가 나무에게 울다 간다
우리의 마음 어디에서 울음이 시작되는지 알 수 없듯
매미가 나무의 어느 슬픔에 내려앉아 우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나무도 기대어 울고 싶었을 것이다
나무는 이렇게 한번 크게 울고 또 한 해 입을 다물고 산다
시집『가재미』문지 2006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고대 국문과 졸업.
1994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 당선. 시집<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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