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감나무 속으로 매미 한 마리가 / 문태준

폴래폴래 2015. 8. 28. 15:01

 

 

 

 

 

 

              감나무 속으로 매미 한 마리가

 

                                                                 - 문태준

 

     검푸른 감나무 속으로 매미 한 마리가 들어섰다

     감나무를 바싹 껴안아 매미 한 마리가 운다

     울음소리가 괄괄하다

     아침나절부터 저녁까지 매미가 나무에게 울다 간다

     우리의 마음 어디에서 울음이 시작되는지 알 수 없듯

     매미가 나무의 어느 슬픔에 내려앉아 우는지 우리는 알 수 없다

     나무도 기대어 울고 싶었을 것이다

     나무는 이렇게 한번 크게 울고 또 한 해 입을 다물고 산다

 

 

 

     시집『가재미』문지 2006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고대 국문과 졸업.

       1994년<문예중앙>신인문학상 당선. 시집<수런거리는 뒤란>

       <맨발>. 동서문학상, 노작문학상, 유심작품상, 미당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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