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옥헌
이곳은 오희도(1583~1623)가 광해군 치하의 어지러운 세태를
잊기 위해 망재(忘齎)라는 조그만 서재를 짓고 학문에 전념했던 곳이다.
아들 오이정(1619~1655)이 명옥헌이라 이름지었다. 명옥헌은 배롱나무가
아름답다. 계곡수가 청아하게 부딪치는 소리를 내는 정자라 하여 명옥헌.
청아한 선비들은 왜 한여름 내내 붉은 꽃을, 마음 산란하게 하는 꽃을,
주위에 그토록 심어 놓았는지. 왜 절집 스님들도 석탑 옆에 하안거 선방
뜨락에 그 붉은 나무들을 심어 놓았는지. 붉어서 아픈 마음 인두로 다시
지지는 고행인지. 죽은 이의 무덤가에는 왜 붉은 꽃을 심어 놓은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