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花煎
- 김명리
복사꽃 철 맞아 소풍을 갔더랬다
나무에 기대어 서서
봄날은 간다~
누군가 휘파람에 가까운 노래를 불렀었는데
복사꽃 그늘 속으로
마음 몰아치던 저 봄날
뺨이 패이도록
올해의 봄바람은 더욱 사납고
그해의 복사꽃은 죄다 져버렸으니
남아 있는 향기로 화전이나 부칠까 어쩔까
하는 사이
서러운 그이들 뿔뿔이 떠나고
화톳불 삼킨 듯 봄꽃의 속내는 달아오르고
비 듣는 윤사월에 턱 고이고 앉은,
세월은 사무치는 사람의 가슴에
몇 점의 붉은 핏방울로 복사꽃을 새겼다
시집『불멸의 샘이 여기 있다』문지 2002
-1959년 대구 출생. 1984년<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물 속의 아틀라스><물보다 낮은 집><적멸의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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