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사랑할 때와 죽을 때 / 황학주

폴래폴래 2013. 1. 16. 11:00

 

 

 

 

 

 

 

     사랑할 때와 죽을 때

 

                                                    - 황학주

 

 

 

 나는 겨울을 춥게 배우지 못하고

 겨울이 모일 때까지 기다리지도 못 했지만

 

 누가 있다 방금 자리를 뜨자마자

 누가 있다 깍지 속에서 풀려나와 눈보라 들판 속으로 걸어가는

 

 사랑이란

 매번 고드름이 달리던 순간이나 녹으려는 순간을 훔치는 마음이었다

 또한 당신의 그림자와 마주보고 달려 있었다

 

 이제 들음들음 나도 갈테고

 어젠가 빈 집에선

 일생 녹은 자국이 남긴 빛들만 열리고 닫힐 것이다

 

 그때에도 겨울은 더 있어서

 누가 또 팽팽하게 매달리는 것이다

 자유를 춥게 배우며

 그 몸 얼음 난간이 되어

 

 

 

  문학·선 2012년 겨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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