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소나기 / 송종규

폴래폴래 2011. 12. 21. 10:22

 

 

    사진:네이버포토

 

 

 

  소나기

 

                      - 송종규

 

 

 

  숟가락과 블라인드와 사람들의 목소리가 허공에서 맴돌았다 소요와 구름도

공중에서 떠다녔다 바퀴 달린 의자가 빙글빙글 내 곁에서 맴돌았다

 

  별들이 딸랑거리며 푸른 손을 흔들고 있었을 때,

  일식은 지나갔다

  수많은 아이들이 별처럼 쏟아져 내렸고 나는

  한 우주 속으로

  배추흰나비들이 떼를 지어 날아오르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들끓고 있던 주전자가 고요히 멈춰 섰다, 만리 밖에서 국경선은 증발했다라고

당신이 파발을 보내왔다

 

  초록 잎사귀들을 데리고, 가문비나무가 수평선 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詩로 여는 세상』2011년 겨울호

 

 

 

 

  - 경북 안동 출생. 효성여대 약학과 졸업. 1989년『심상』신인상 등단.

    시집<그대에게 가는 길처럼><고요한 입술><정오를 기다리는 텅 빈 접시>

    <녹슨 방>    2005년 대구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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