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네이버포토
지상
- 황학주
여기는 이상하다 이상하게
한 사람씩 온다
진짜로
있을 때는
모르지만
여기는 이상하다 이상하게
한 사람씩 간다
모텔 같다
당신과 조금씩 자다
조금씩 깼더라면
싶다
어느 날 나는 오고
당신은 오는 것을 잊는다 해도
당신은 오른쪽으로만 돌아누워 자는 상사병
앓는 나를
다 잊지는 못할 것이다
여기는 냄새가 난다는 게 문제지
사랑만 필요했던
연인들이
믿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곳
똑똑똑 노크를 하거나 전화벨을 울려주기까지 하는 곳
정든 곳
죽는 곳
슬픈 것은 사랑을 보는 모텔 주인의 생각이요
거기서 나온 인테리어 솜씨일 뿐
『시와사람』2010년 가을호
- 1954년 광주 출생. 세종대,한양대,우석대 대학원 국문과 박사.
1987년 시집「사람」으로 등단.
시집<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갈 수 없는 쓸쓸함><늦게 가는 것으로 길을 삼는다>
<너무나 얇은 생의 담요><루시><노랑꼬리 연> 등
서울문학대상, 서정시학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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