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별이름 작명소 / 이은규

폴래폴래 2010. 1. 29. 11:57

 

 

 

 

 

   별이름 작명소

 

                               - 이은규 

 

 

 

 고단한 잠은 멀리 있고

 나를 찾지 못한 잠은

 누구의 호흡으로 도착해 하룻밤을 보내고 있을까

 

 나는 아직

 아름다운 운율에 대한 정의를

 잠든 그의 숨소리라고 기록한다

 

 두 눈을 꼭 감으면 잠이 올 거야, 없는 그가 다독이며 말했다

 

 잠이 오지 않았다

 두 눈을 꼭 감으면 감을수록

 떠도는 별들이

 동공의 어두운 웅덩이를 찾아와 流星雨로 내렸다

 

 밤새 流星雨로 내리는 별들에게 새 이름을 지어주면

 차가운 호흡과

 별들이 돌아가는 시간이 꼭 알맞았다

 오랫동안 성황을 이룰, 별이름 작명소

 

 잠을 설친 새벽이 눈 뜰 때마다

 검은 액자 속 한 사람과 마주쳤다

 날마다 희미해지는 연습을 하는지

 명도를 잃어가는 사진 한 장

 

 별이 태어나는 차가운 먼지구름 속

 아무도 그가 먼지구름에 도착했다는 안부를 전해주지 않았다

 어떤 별의 소멸은 아직 없는 별을 산란시킬 거라고,

 스스로 위로했지만

 

 그 입술을 조용히 짓이기고 싶었다

 

 

 

  - 『서정시학』2009년 겨울호

 

 

 

  -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2008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