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골짜기
- 강인한
물은
산 아래에 모여 느티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낙엽을 띄워 놓고
하늘보고 내려오라 내려오라 부르고 있었다
가랑잎에 발이 빠지는
위쪽은 골짝물이 밭았다
검은 물푸레나무가 바위를 내려놓고
서 있었는데
밑동도 내뻗은 우듬지도 잔가지들도
이파리 하나 없이 쓸쓸히 검었다
죽어 있었다
이웃의 왕벚나무 굴참나무들이 찾아와
하나둘 이파리를 떨구어
물푸레나무 발등을 덮어 주었다
하늘이 멀어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시집『입술』시학 2009
- 전북 정읍 출생.
1967년《조선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이상기후><불꽃><전라도 시인>
<우리나라 날씨><칼레의 시민들>
<황홀한 물살><푸른심연>외 시선,비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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