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心의 향기/시詩(필사)

가을 골짜기 / 강인한

폴래폴래 2009. 10. 28. 00:09

 

 

 

 

 

 

 

      가을 골짜기

 

                                      - 강인한  

 

 

 물은

 산 아래에 모여 느티나무 떡갈나무

 단풍나무 낙엽을 띄워 놓고

 하늘보고 내려오라 내려오라 부르고 있었다

 

 가랑잎에 발이 빠지는

 위쪽은 골짝물이 밭았다

 

 검은 물푸레나무가 바위를 내려놓고

 서 있었는데

 밑동도 내뻗은 우듬지도 잔가지들도

 이파리 하나 없이 쓸쓸히 검었다

 죽어 있었다

 

 이웃의 왕벚나무 굴참나무들이 찾아와

 하나둘 이파리를 떨구어

 물푸레나무 발등을 덮어 주었다

 하늘이 멀어

 물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시집『입술』시학 2009

 

 

            - 전북 정읍 출생.

              1967년《조선일보》신춘문예 당선.

              시집<이상기후><불꽃><전라도 시인>

              <우리나라 날씨><칼레의 시민들>

              <황홀한 물살><푸른심연>외 시선,비평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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