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맛 키스
- 신현림
섹스보다 진한 게 키스일지 몰라요
부드러운 단호박 맛 키스
끈끈하고 은근한 팥죽 맛 키스
말랑말랑한 광어회 맛 키스
저마다 나누는 키스 맛도 색달라서
그와 그녀의 키스는 무슨 맛일까 궁금해
군침 하나 흘리지 않고
생명의 사과 맛을 부러워합니다
그가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내리면
순식간에 장발이 되고
어깨에 손을 얹으면 슬립이 스스로 미끄러지고
가슴은 따끈따끈한 찐빵같이 부풀고
볼을 어루만지면 고탄력 피부로 변한대요
그렇게 미용에 좋은 남자
사랑할 줄 아는 남자가 있다면
저도 풍덩 빠지고 싶군요
시집『침대를 타고 달렸어』민음사 2009
- 경기 의왕 출생. 아주대 국문과, 상명대 대학원 사진학과 졸업.
시집<지루한 세상에 불타는 구두를 던져라>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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